이풀은 지금

언론소개다시만난 가을...그는 약속을 지켰다

유난히 뜨겁던 지난여름,
더스쿠프(The SCOOP)는
약초에 빠진 한 사람을 만났다. 

잘 다니던 무역회사를 그만두고
이름도 생소한 약초협동조합을 만든
노봉래(56) 이사장의 도전은
무모하리만치 용감했다. 

사회적기업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
발달장애인을 고용하겠다며
세명의 발달장애인에게 직무훈련도 하고 있었다. 

“가을에 그들 중 누군가는
이풀에 정식 취업해 있을 것”이라던
그는 과연 약속을 지켰을까.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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노봉래 이풀약초협동조합 이사장은
“이풀은 아직 성장 중”이라며
“올해보다 내년을 더 기대한다”고 말했다.
[사진=천막사진관]

 

단풍이 한창이던 10월 말,
이풀약초협동조합(이하 이풀)이 둥지를 틀고 있는
서울혁신파크를 다시 찾았다.

 “이맘때가 일년 중 가장 바쁜 시기”라는
노봉래 이풀 이사장의 말처럼
이풀랩(Lab) 칠판엔 주문 현황이 빼곡했고,
발달장애인 친구들은 택배 포장을 하느라 분주했다.


✚ 여름 이후 어떻게 지내셨나요?

 “크게 바뀐 건 없습니다.
하지만 들여다보면 작은 변화들이 있었죠.
일단 여름에 직무훈련을 받던
세명의 발달장애인 친구들 중
두 명을 직원으로 고용하기로 했습니다.
한명은 계약을 맺었고,
나머지 한 친구는 조만간 고용계약을 할 겁니다.” 

[※참고: 세명의 발달장애인 중 한 명은 직무훈련
한달만에 개인적인 이유로 중도하차했다.] 


✚ 반가운 소식이네요. 

“생활해보니 혼자 있는 것보다
둘이 있는 게 더 낫더라고요.
서로 성격이 반대되다보니
상호 보완되는 것도 있고요.
정식 직원을 채용하는 게
그 친구들이나 이풀 모두에게
좋은 기회인 거 같습니다.” 


✚ 좋은 시너지가 기대됩니다. 

“그 친구들이 그린 약초 그림으로
엽서를 만들었습니다.
고객에게 보내는 감사카드를
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
아트워크 작업을 시작했는데,
9월에 그 엽서가 완성됐어요.
두 친구가 그린 엽서에
그들의 사연을 짧게 적어 엽서로 만들어놓으니
제법 그럴 듯 합니다.
나중에 상품 펀딩할 때
엽서도 함께 진행해보려고요.

 

✚ 최근에 몇몇 단체에서 
이풀을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. 

“네. 여름과 초가을에 원데이 클래스 프로그램을
몇 개 진행했습니다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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✚ 어떤 원데이 클래스였죠?

 “고용노동부 산하 노사발전재단에
대기업이나 공공기관 퇴직예정자들을 대상으로
은퇴 이후의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이 있습니다.
이 과정의 담당자가 여러 분야를 탐색하다가
이풀을 알게 됐고,
그 과정 참여자들이 협동조합이 어떤 건지
체험하고 가셨습니다.
이론 강의와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했죠.
대안적인 삶을 꿈꾸는 부산의 한 고등학교
동아리 학생들이 방문하기도 했습니다.”


 ✚ 이풀에 교육프로그램이 있었나요? 

“과거에 도시민들을 대상으로
3개월 코스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 적이 있습니다.
주 1회 교육이었는데,
하면 할수록 상시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기에는
여력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습니다.
그걸 준비하는 시간이 만만치 않다 보니
정작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더라고요.
상시 프로그램은 일단 보류하고
간단하게 할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를 운영하게 됐습니다.” 


✚ 그런 교육프로그램들은 수익에 도움이 되나요? 

“크게 되지는 않아요.
일종의 봉사활동이라는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.”


✚ 체계적으로 운영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? 

“이풀이 고민하고 있는 것 중 하나이긴 합니다.
이풀랩을 운영할 수 있는 매니저가
1명 정도 더 있으면 교육프로그램을
지금보다 적극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거 같아요.
최근엔 약초에 호기심을 갖고 있는 분들도 많아서
그런 분들에게 약초를 소개해주는 방법 등
여러 가지를 고민 중입니다.”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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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풀의 식구가 늘었다.
왼쪽부터 두 발달장애인의 직무훈련을
도와주고 있는 서혜선 코치,
정식 직원이 된 김태완씨, 문정희 이풀 이사,
11월 고용계약을 앞두고 있는 이상욱씨,
노봉래 이사장, 이은자 직무훈련 코치.
[사진=천막사진관] 


✚ 칠판을 보니 거래처가 많아진 거 같습니다. 
매출도 많이 늘었나요? 

“산림청에서 주문이 들어오고,
새로운 거래처도 생겼습니다.
10월말엔 지난해 매출 금액을 넘어서기도 했고요.
남은 두달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
이풀이 조금씩 크는 것 같기는 합니다. 

하지만 매출이 하반기에만 집중되는 건
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.” 

 

✚ 흔히들 약초로 만든 차는 
따뜻하게 마셔야 한다고 생각하긴 합니다.

“네, 그러다보니 매출도 명확하게 나뉩니다.
추워지는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진 주문이 많고,
반대로 따뜻해지는 3월부터 8월까진
주문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.”


✚ 오미자차 같은 상품은 여름에도 괜찮지 않나요? 

“혁신센터 내에 있는 카페에
차갑게 마실 수 있도록
오미자를 우려서 납품하고 있어요.
그런데 그걸 공격적으로 확대하자니
한계가 있더라고요.
외부 시설기준을 맞추기가 쉽지 않거든요.” 


✚ 따로 하절기 상품을 계획 중인가요? 

“하절기 상품이 필요하다는 덴
절실하게 공감하고 있습니다.
일년 내내 매출이 꾸준하면 좋은데
약초 특성상 계절을 많이 타거든요.

앞에서도 말했듯이 3월부터 8월까지는 비수기라
그 시기의 매출을 보완할 상품이 필요합니다. 

하지만 약초로 만든 차에
얼음을 넣어서 먹는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
아직까진 쉽지 않네요. 

물론 그걸 경험시키며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건
우리의 몫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.
그러려면 시간이 좀 필요할 거 같습니다.” 


✚ ‘시트러스 필’, ‘페릴라민트’ 이후 
새로운 상품 출시 계획은 없나요? 

“상품을 새롭게 개발해 연말에 출시할 예정입니다.
천연육수 재료도 곧 출시합니다.”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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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풀에서 직무훈련을 받던 태완씨와 상욱씨
모두 일자리를 갖게 됐다.
[사진=천막사진관] 


✚ 약초로 육수를 낸다는 게 새롭네요. 

“천연육수 재료를 상품화하는 과정에서
9월에 품평회 같은 걸 해봤어요. 

생협 조합원들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
테스트를 해봤는데
반응이 의외로 괜찮더라고요. 

지금은 두레생협 매장에서 테스트 중입니다.
보완해서 연말쯤 출시할 계획입니다.” 


✚ 새로운 상품들이 출시될 이풀의 겨울이 더 기대되네요. 

“겨울도 겨울이지만 일단은 올해 마무리를 잘 해야죠.
무엇보다 내년 계획을 잘 세우고 싶어요.”


 ✚ 내년 계획이라고 하면…. 

“내년에는 규모를 키우는 데 초점을 둘 생각입니다.
우선은 판로를 확대하는 가장 중요하고요.
이풀랩을 활용하는 교육프로그램도
더 고민해봐야 합니다.
그렇게 되면 내년 정도엔
프로그램을 활성화할 수 있지 않을까요?” 


✚ 그땐 두 친구 모두 정식 직원이 돼 있겠네요.

“네, 그럴 겁니다.
그래서 내년 계획을 더 잘 세우고 싶습니다.
이풀이 더 바빠질 테니까요.”


글=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@thescoop.co.kr 

사진=오상민 천막사진관 작가 studiotent@naver.com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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